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및 리뷰 황보름 작가 - 지뚱
책 리뷰 / / 2023. 2. 7. 12:53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및 리뷰 황보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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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및 리뷰

이 책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책을 가까이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하고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 서점들의 모습과 얼마나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서점의 모습이 내가 마음속으로 그려오던 골목 책방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욱더 책방을 열고 싶다는 열망이 커져버렸다. 막연하게 책과 가까운 삶을 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서점이라는 곳에서 책을 주제로 여러 사람들과 소중한 관계를 맺어나가며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시간 생각만 해도 즐겁다. 이 책의 인물들을 한번 살펴보겠다. 이 책에는 서점을 여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단지 책이 좋아서 서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주인장 영주부터 취업에 실패하며 방황하는 와중에 휴남동 서점을 만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아르바이트생 민준 엄마의 권유에 못 이겨 방과 후에 학원 대신 서점으로 매일 오는 민철이 매일 서점 한 구석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정서 이렇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소개한 인물 외에도 다수 등장한다. 그들의 생각과 대화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고 과거에 자신은 여러 선택지들 중 어떤 방향을 선택했는지 돌아보기도 한다. 또 지금의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소설의 가장 큰 즐거움은 나와 전혀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큰 거부감 없이 살펴보면서 마음의 폭 넓이를 넓히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현실에서 피하고 말았을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 이 소설 역시도 그러한 매력이 있었다.

마음에 남았던 이야기들

민준을 바라보며 영준은 묻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정답은 하나밖에 없다. 영주가 스스로 생각해 낸 답이 이 순간의 정답이다. 영주는 정답을 안고 살아가며 부딪히며 실험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다 지금껏 품어왔던 정답이 실은 오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다시 또 다른 정답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의 인생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 안에서 정답은 계속 바뀐다. 책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진다고 한다. 밝아진 눈으로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강해진다. 바로 이 강해지는 면과 성공을 연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강해질 뿐만 아니라 고통스러워지기도 하는데 책 속에는 내 좁은 경험으로는 결코 보지 못하던 세상에 고통이 가득하다. 예전에 못 보던 고통이 이제는 보이는 것이다. 누군가의 고통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데 내 성공 내 행복만을 추구하기가 쉽지 않아 지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오히려 흔히 말하는 성공에서는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책이 우리를 다른 사람들 앞이나 위에 서게 해주지 않는 것이다. 대신 곁에 서게 도와주는 것 같다. 

책 인물들의 스토리

민주는 영화를 한 편 보면 그 영화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했다. 영화를 음미하느라 하루를 다 써버리기도 했다. 목적 없이 한 대상에 이토록 긴 시간을 내어준 적이 전에는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민주는 지금 자기가 굉장히 사치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시간을 펑펑 쓰는 사치. 시간을 많이 쓰며 민주는 조금씩 자기 자신만의 기호 취향을 알아갔다. 민주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결국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을. 대충 아무 일이나 해봤는데 의외로 그 일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어 우연히 해본 일인데 문득 그 일이 평생 하고 싶어 질지 누가 알아. 해 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데. 그러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미리 고민하기보다 이렇게 먼저 생각해 봐 그게 무슨 일이든 시작했으면 우선 정성스럽게 쌓아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작가님 그럼 글을 제대로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엄마가 제대로 잘 써서 내라고 했거든요. 승우가 테이블에 놓여 있던 볼펜을 들며 말했다. 아까 말했잖아 솔직하게 쓰라고. 정성스럽게 쓰라고 솔직하고 정성스럽게 쓴 글이 제대로 잘 쓴 글이야. 나는 남을 위해 일을 하는 순간에도 나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나를 위해 일을 하니 대충대충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을 할 때에도 일을 하지 않을 때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영주가 해외 독립책방을 둘러보며 깨달은 점은 모든 책방이 그 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개성은 책방을 운영하는 주인에게서 나왔다. 그리고 개성을 만들어 나가는 데 필요한 건 용기였다. 주인의 용기가 손님에게 닿기 위해 필요했던 건 진심이었다. 그러니까 용기와 진심 영주의 오늘 하루는 어제와 비슷할 것이다. 책에 둘러싸인 채 주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이고 책에 관한 일을 하고 책에 관한 글을 쓸 것이다. 그러는 틈틈이 먹고 생각하고 수다도 떨고 우울했다가 기뻐할 것이며 책방을 닫을 즈음에는 오늘 하루도 이 정도면 괜찮았다며 대체로 기쁜 마음으로 서점문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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